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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마터면

양마미미미 2018. 8. 2. 14:31




상도동 할머니네
할머니는 생각보다 거동도 잘하시고
건강해 보이셨어

다들 젊은 아가씨들이 왔다고 하시는데
고수익 알바라 그래요 할머니

라고 말하고 싶었네

집안에 기계 돌아가는 소리 없이
녹차의 맛 영화 속 같은 느낌이 들었어

매미소리가 나고 바람소리에
내 이마에 땀이 주룩주룩

할머니는 50만원을 주더라도 참고 하라고 하시네


그러시더니 옛날 얘기를 엄청 하셨어
손녀 딸 같았나 보다


그리고 목사님의 전화통화
2번은 기대감이 있었는데

이번에는 완전히 ....
그래서 나도 모르게 지하철을 타고 눈물이 막 흘렀네


가끔 나는 팔려가는 걸까
나는 이렇게 아니면 결혼하지 못하는 걸까


나는 뭘까
그리고 하마터면 책을 보는데


뭔가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
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고
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
이게 현실인 것 같아


속상한 마음이다

나도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
놀면서도 불안한 이 느낌 말이다


아마 더 힘든 역경들이 있겠지
오늘 일들은 기억에 안 날 정도로

가게로 돌아가는 마음이 이상하다

7층에 사는 그 언니같다
이렇게 늙고 늙겠지


다들 저만치 가는데
나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 이겠지 싶은


이러면서 이태원이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
이태원에 가면 그런가보다

다 위로 될 것 같은

마음이 공허하고 착찹하다



나 역시 별로 열심히 살지 않는 것 같다
돈이 전부가 아닌데

또 돈을 본다
나이도 안 먹었으면 좋겠고 늘 건강하고 예쁘고
푸르스럼 했으면 좋겠다아


아마 내 마음대로 안 될꺼라 생각했는데
역시 그럴 것 같다


예상치 못한 일들에 타노시미가 있어야 하는데
내 마음대로 척척척 되면 좋겠네

라고 생각을 하다 말아버린다

앞으로 또 어떻게 될지
나는 말이다


소개팅은 당연히 하지 않을 것이다
이제 그런 마음들이 사라졌다

공중위로 흩어져버렸다


내 일이 아닌 것 같다
평범하지 않는 삶에 대하여


내 기분은 높아